올해 3분기 상장 항공사‧여행사들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소폭 감소세를 나타내며 공급자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여기에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유가가 상승하면서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에요.
올해 3분기 내국인의 해외여행객수는 여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일본 대지진설로 일본 여행 심리가 휘청였고, 미국의 강화된 비자 정책으로 인센티브 투어와 기업 출장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 데다 10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다소 이연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겹친 것으로 분석돼요.
출혈 경쟁 속 적자 행진한 LCC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에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만이 유일하게 3,763억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 또한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39.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66.8% 줄었습니다. LCC들의 실적에는 더욱 거센 한파가 몰아쳤어요.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티웨이항공만 유일하게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한 매출(4,499억원)을 기록했고 나머지 LCC들의 매출은 두 자릿수 폭으로 감소했죠.
영업이익은 모두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내며 전년대비 적자 전환한 가운데 티웨이항공(트리니티항공)의 적자 폭은 무려 1,250% 늘어난 –9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LCC의 실적 부진은 중단거리 노선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쳤고, 높아진 원‧달러 환율로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에요.
일본 여행 위축에 초조해진 여행사
상장 여행사들의 실적에도 초조함이 엿보였습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여행사 중에서는 레드캡투어만 전년대비 매출액(+6.6%)이 증가했고, 그 외 모든 여행사의 매출은 감소했어요. 노랑풍선의 영업적자는 전년동기대비 다소 개선됐지만 상반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케이스죠. 모두투어는 전년동기대비 적자 전환했고, 롯데관광개발은 적자 폭이 커지는 등 전체적인 실적은 들쭉날쭉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7~8월 일본 대지진설로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가 위축된 여파가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3분기 해외 송출객수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한 93만450명, 31.2% 감소한 28만7,518명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일본 패키지여행 송출객수가 가장 크게 감소했어요. 여행사 지역별 송출객수 중 일본은 동남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만큼 전체적인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행사들 역시 지상비 등 영업비를 달러로 결제하는 만큼 고환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힘겨운 여름을 보낸 상장 항공사‧여행사들의 3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