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공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국은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요. 항공 전문 데이터 분석 기관 에비에이션 위크 네트워크(Aviation Week Network)가 10월29일 서울에서 ‘한국 산업 설명회’를 열고 한국 항공 산업의 최근 동향과 전망을 살폈습니다. 이날 설명회에서 루 루오(Lu Luo)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 운송 이사가 발표한 ‘한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공산업 현황과 전망’을 자세히 정리해드릴게요.
질주하는 베트남, 열쇠 쥔 중국
올해 1분기 아태지역의 항공 여객수는 아직 2019년 동기의 97% 수준으로 완전한 회복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이 각각 +5%, +2%로 성장세를 나타냈고요. 한국은 -6%로 마이너스 회복률을 기록했습니다.
아태지역 항공 산업의 회복은 국내선이 이끌었습니다. 올해 1분기 아태지역 국내선 여객수는 2019년 동기의 107% 수준에 도달했는데, 이 가운데 대만(+19%), 중국(+16%), 필리핀(+13%), 일본(+9%), 베트남(+3%)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아태지역 국제선 여객수는 2019년 대비 86% 수준으로 국내선 회복률에 비해 한참 뒤떨어졌습니다. 2023년 초 비교적 늦게 국제선을 시작한 중국의 영향이 컸습니다. 중국의 국제선 여객 회복률은 2019년 1분기 대비 68%에 불과했거든요. 반면 베트남의 항공 여객수는 아태지역에서 유일하게 2019년 1분기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달리고 또 달리는 ‘LCC’
아태지역 항공산업의 성장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이끌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좌석 점유율이 매년 평균 12%씩 성장해온 LCC들은 2019년 이후로도 꾸준히 점유율을 넓힐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의 경우 LCC가 차지하는 좌석 점유율은 40~60%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에요.
하지만 LCC들의 수익률이 썩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아태지역 항공사들의 승객당 수익은 평균 4.74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글로벌 항공사 평균 6.85달러를 밑도는 수치입니다. 심지어 올해 승객당 수익은 1.2달러로 더 떨어지고 글로벌 항공사 평균 수익 6.14달러와의 격차도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