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답지 않은 여름 시장에 여행업계의 시름이 깊습니다. 여행사마다, 지역마다 다소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인 모객 상황이 전년대비 하회하고 있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 후인 7~8월 여름 성수기를 기대했지만 한번 가라앉은 여행심리는 쉽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여행 시장에는 곡소리가 흐르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갈수록 펄펄 끓는 폭염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문의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렇게 모객이 어려웠던 여름은 없었던 것 같다”며 “요즘은 홈쇼핑도 소용없어 방송조차 스스로 줄이고 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미주 쪽도 답답한 상황은 마찬가지 인데요. 미주 노선에 항공 공급이 늘어나며 항공권 가격 경쟁력이 커지고 있지만, 이에 비해 수요가 부진해 특가로 쏟아지는 라스트미닛 상품들도 수두룩합니다. 또한 환율과 물가가 높다는 인식이 강해 여행심리를 자극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아시아는 어떨까요. 중국과 일본 여행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중국은 무비자 효과에 힘 입어 풍경구와 대도시 예약이 활발하고, 일본은 비교적 선선한 기후인 홋카이도로 수요가 집중됐습니다. 다만 동남아시아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분위기로 상승과 경기 불황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일부 노선에는 항공 좌석이 과잉 공급되며 치열한 경쟁에 수익성도 떨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사들은 추석연휴 모객에 집중하고 있어요. 추석연휴가 최대 10일로 길어 장거리 여행 예약률이 높지만, 항공권 가격이 평소보다 높아 꼭 여행을 하겠다는 수요가 한정적이고, 이미 예약을 마친 소비자들도 많을 전망으로 충분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