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인상 전 항공권을 미리 확보하려는 ‘선발권 러시’가 끝나자마자 4월 첫 주 여행 예약률이 크게 곤두박질치고 있어요. 여행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국제 유가가 장기간 고공행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행업계에서는 ‘코로나19 수준의 위기가 다시 찾아온 것 같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4월 초 현재 주요 여행사들이 체감하는 여행 경기는 코로나19 시절 ‘빙하기’ 수준에 가깝습니다. 지역·테마·여행사마다 다소 편차는 있지만, 4월 첫 주 대부분 여행사의 예약률은 예년 대비 크게 꺾인 상황이에요. 일부 여행사는 4월 첫 주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70% 이상 급감했다고 토로했고, 유럽·동남아시아 지역으로는 위기감이 짙게 깔린 모습입니다. 그나마 가깝고 저렴한 일본·중국을 중심으로 적게나마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수준이에요.
문의 자체도 줄어들며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3월 중순부터 마지막 날까지는 선발권으로 평소 대비 3~4배 밀려 들어오는 예약으로 바빴는데, 4월 들어서는 심각하게 문의가 뚝 끊겼다”며 “메신저 대화도 평소 대비 10~20%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어요. 여기에 정부·공공기관 해외연수·시찰이 모두 하반기로 연기되는 상황까지 맞닥뜨렸고, 비운항을 통보하는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항공사들의 공급망 축소가 지속되면 여행사들도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업계는 항공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에요.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데 수개월에서 길게는 2~3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당시의 무급휴직·단축근무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감마저 확산되고 있습니다. 4월9일 기준 하나투어 내부에서는 비상경영 돌입설이 돌고 있는데요. 하나투어 측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몇 달만 이어져도 다시 무급휴직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행업계 전반에 무겁게 드리워져 있어요.